매년 봄과 가을만 되면 시작되는 지긋지긋한 비염. 비염 중에서도 악성 비염이라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로 콧물과 재채기, 그리고 눈물을 흘린다. 나중엔 재채기를 너무 많이 해서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가을에 좀 더 심한 편인데 특히 은행나무와 소나무의 꽃가루에 취약하다. 문제는 이 비염을 아이들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비염을 갖고 태어나 유전이라는 것을 명백했다. 아직 코 혈관이 약하다 보니 조금만 재채기를 하면 금방 코 혈관이 터져 코피를 흘리기 일쑤다. 특히 아침과 밤 그리고 새벽에 코피가 자주 난다. 그래서 가을엔 가습기가 우리 집에 필수 아이템이 됐다.
가습기 선택 기준
가습기를 좀 많이 구입한 편이다. 대략 내가 기억하는 것만 13회 정도 가습기를 바꿔봤다. 13차례 가습기를 바꾸다보니 어떤 가습기가 좋은지 어떤 가습기가 불편한지 기준이 생겨버렸다. 추천하는 가습기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세척
우선 가습기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세척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있은 후로 가습기 살균제나 그와 유사한 제품은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냥 물과 베이킹소다로 세척하거나 주방세제 1등급으로 닦은 후 깨끗하게 물로 세척한다. 그러다 보니 세척할 때 손이 다 닿을 수 있는지 구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단순한 구조일수록 좋다.
2. 분무량이 좋은 가습기
가습기를 많이 바꾼 이유 중에 하나다. 이건 참 확인해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집 가습기가 분무량이 좋은지 나쁜지 확인하고 싶다면 가습기 주변에 물이 맺혀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라. 가습기 주변에 물이 흥건하게 있거나 물방울이 맺혀있다면 분무량이 아주 나쁜 가습기이다. 좋은 가습기는 가습기 주변에 물이 맺혀있지 않다.
3. 저전력 또는 에너지절약
가습기 중에는 저전력 모드나 에너지 절약이 되는 가습기도 많다. 가습기를 하루 종일 틀어두고 있다 보니 전기세도 무시 못한다. 그러다 보니 일정 습도가 유지되면 저전력 모드로 가거나 절전모드로 알아서 바꿔주는 똑똑한 가습기를 좋아한다.
4. 습도 확인 가능한 가습기
가격대가 있는 제품 중에는 습도가 확인 가능한 가습기가 있는데 안 써봤을 땐 몰랐는데 써 보니 이게 은근히 편하다. 또한 습도가 확인 가능한 가습기는 보통 저전력이나 에너지 절약 모드 기능이 같이 된다.
추천하지 않는 가습기(비추천 가습기)
13차례 이상 사용해 보니 이런 가습기는 추천하지 않는다. 나쁘다기보다는 비염이 있는 환자에게 그리고 집에서 사용하는 가습기로 추천하지 않는 것이며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하길 바란다.
1. 생수병 넣어 쓰는 미니 가습기
이 제품이 안 좋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제품은 각각 장소나 용도에 따라 쓰임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가습기로는 가습력이 매우 부족하다.
2. 일본 제품 따라한 무드등 되는 가습기
무드등 되는 것은 너무 좋았지만 가습력이 매우 부족하다. 솔직히 이거 2개 제품 연결해서 틀어놓고 잤는데도 방안은 너무나 건조했다.
3. 주둥이가 긴 모양의 가습기
주둥이가 긴 모양의 가습기들은 세척할 때 너무나 불편하다. 그래서 세척 빈도 수가 떨어진다. 가습기는 세척을 잘해줘야 한다. 따라서 세척이 불편한 가습기는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
4. 가열식 가습기 중 분출온도가 높은 가습기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100도씨 끓이는 가습기가 많이 등장했다. 그런데 일부 가열식 가습기는 100도씨 끓은 수증기를 그냥 내보내는 가습기가 있다. 겨울철 사용하면 방안이 따뜻해진다며 좋아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그러나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화상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5. 수조 통이 너무 큰 가습기
수조 통이 너무 큰 가습기는 물을 자주 넣어주지 않아도 되어 편하지만 그 만큼 세척도 덜하게 되서 비추천한다. 5L정도면 잠 잘 때 밤새 틀어두어도 아침까지 물량은 충분하다.
내가 선택한 가습기는 무엇?
1. 수조통이 간편한 대우/듀플렉스 가습기
수조 통이 간편하면서 손이 다 닿을 수 있는 간편한 구조의 가습기를 추천한다. 나는 대우와 듀플렉스 가습기를 선택했다. 가격은 브랜드와 사이트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3~4만원 정도. 제품은 비슷한데 브랜드가 다 다른것을 보면 OEM방식인것 같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기능도 단순하다. 물을 넣어주고 분무량을 조절하면 된다. 물이 없을 땐 물보충 램프가 적색으로 떠서 알려준다. 기능은 단순해서 고장도 별로 없다. 수조통 말고 본체를 물과 베이킹소다로 닦을 때 가끔 본체에 물이 들어가지만 별 이상 없이 작동한다.
2. 가열식 가습기 코오잠 가습기
아이들이 있어 세균 번식이 걱정된다면 가열식 가습기도 추천한다. 가열식 가습기가 정말 좋구나 싶었던 가장 큰 점은 세척 빈도다. 일반적인 가습기는 일주일 이상 물을 수조 통에 보관하고 있으면 본체나 수조통에 미끌거리는 뻘건 물때가 생긴다. 다들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가열식 가습기는 끓인 물이라 그런지 한 달이 넘었는데도 물 때가 하나도 없었다. 너무 신기해서 연구해보고자 두 달, 세 달 두었는데도 물 때는 생기지 않았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조금 비싸더라도 가열식 가습기를 더 추천한다. 가열식 가습기를 선택할 때는 분출하는 수증기 온도가 50~60도 사이인지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100도씨 끓은 수증기가 그대로 나오는 가습기는 아이가 있는 집의 경우 화상의 위험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가열식 가습기도 밥통가습기와 스테인레스 가습기 등 여러 가습기를 써 보았는데 부피가 너무 컸다. 개인적으로는 코오잠 가습기를 추천한다. 가격은 대략 17만원 정도. 가격대가 있는 만큼 기능도 다양하다. 예약시간도 설정할 수 있고 분무량도 4단계로 선택 가능하다. 오토기능이 있어 알아서 분무량과 습도를 조절해주는 기능도 있고 원하는 습도를 설정하면 설정 습도에 다다르면 유지시켜주는 기능도 있다. 수조통은 6L로 넉넉하다. 수조통 큰 거 안 좋아하지만 가열식 가습기는 살균이 되기 때문에 커도 상관없다. 가열식 가습기는 소리가 크다고 걱정 많이 하는데 일부 가열식 가습기는 정말 소리가 컸다. 하지만 이 가습기는 소음 패드가 있어 소리가 작아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또한 하이브리드 가습기라 가열식 가습기로 쓰고 싶지 않다면 초음파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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